짭짤한 문학/자유시 :: Free Poem(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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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조각
기억조각 노래를 들으며 멍하니 운전하다불현듯 떠 오른 옛 기억에머물러 본 적 있나요 아스라한 그 수 많던 기억그 중에 하나 한 순간떠 올라 본 적 있나요 좋은 기억이던나쁜 기억이던 모든 기억은 소중합니다지금 내 모습은지난 모든 내 삶의 결과 입니다 문득 떠 오른 그 기억 한 조각이모 나 있던 당신의 거친 모습을탁탁 다듬고 사라집니다 ---2019. 2. 19 글쓴이 추천 광고디지탈 연애 (시조집)하나님의 오류 (시집)공포의 프람 드레스(수필집)
2019.02.19 -
어느 시인의 스승
어느 시인의 스승 방구석에 쳐 박혀 시만 쓰는 시인이 있습니다 그 시인은 걸작의 시 한 편을 뽑아내기 위해 고치고 고치고 또 고쳐도 이건 시 답지 않다고 스스로 시인합니다 그러다 시장하여 집 근처 시장 국밥집에 들어 갑니다 그 국밥 집 욕쟁이 할머니가 그 시인에게 습관적으로 욕을 해 대며 주문을 받습니다 평소에 고상한 말에만 익숙했던 그 시인은 그 할머니의 거친 욕을 듣더니 눈이 번쩍 떠집니다 그 할머니의 욕 안에 가공하지 않은 구수한 언어와 압축된 고된 삶의 언어를 발견합니다 그 시인은 결국 그 할머니의 언어를 배우기 위해 그 할머니의 시다바리로 취직합니다 돈도 거의 안받고 욕도 먹고 국밥도 먹고 매일 눈이 떠집니다 하루에 두 번 욕 먹을 때 한 번 국밥 먹을 때 한 번 ---- 2016. 4. 10 ..
2019.01.23 -
날개 달린 초밥
날개 달린 초밥 삼 년 째 그 분의 초밥은 여전히 싱싱하다 생명이 이 생선에 아직 스며 있는듯 생명나무의 생기가 생선을 숨 쉬게 하는 듯 너무나 싱싱하다 못해 날아 다닌다 사시미 칼로 속살을 얇게 얇게 벗겨 놨어도 벗기면 벗길수록 옷을 입는다 그 옷은 웃음이 원단 입으로 쏙쏙 들어가는 이 스시들이 웃음으로 지은 옷을 입고 입 속에서 날아 다닌다 웃음을 터뜨린 생명나무도 뿌리가 뽑혀 날라가 대기권을 넘어 달나라 계수나무 옆에 뿌리를 내린다 생명수가 터진다 웃음이 터진다 ---- 2018. 12. 16 * 해설: 스시의 신선함은 결국 모임중에 나누는 대화와 웃음에 있다. 아무리 신선한 음식도 거북한 식사는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 웃음으로 지은 옷. 그 옷은 곧 날개. 속살을 다 드러낸 스시가 그 날개를 달..
2018.12.25 -
힘겨운 가게
힘겨운 가게 가게 문고리 밑에 붙인 문구 "이 문은 힘을 더 주어야 열립니다. (This door needs more power to open.)" 그래서 힘껏 열어 재꼈다가 넘어질 뻔 들어서자 맞이하는 가게주인의 억지 웃음과 억지 인사 "헬로우!" 노모와 함께 일하는 그 중년의 남자주인은 뭔가 욕구불만으로 가득 달달한 코콜렛이라도 줘야하나? 손님을 대하는 말투에 귀찮음이 잔뜩 녹아있다 돈을 벌고자 하는 의지는 전혀 없고 힘겹게 그저 하루를 버티고 있는 가게 주인 팁을 주겠다고 하니 괜찮다며 사양한다 5년째 단골인데 이런 모습 처음이다 왠지 빨리 가게를 나오는게 가게주인을 위해 좋을거 같다 가게문을 여는 데 물리적인 힘 보다 정신적인 힘이 더 필요할 듯한 문이 뻑뻑한 가게 그 가게 간판도 오랜 세월 힘겹..
2018.11.10 -
플랫폼(Platform)
플랫폼 기차가 머물고 승객이 타고 내리는 목적지 사이사이, 그 필요한 공간 글을 올리고 공감을 누르는 페이스북 블로그, 그 재미난 공간 상품을 주문하고 책도 사고 파는 아마존 온라인 시장, 그 편리한 공간 이 모든 걸 다 담아 생로병사 희로애락을 경험케 하는 어마어마한 세상 이 거대한 플랫폼에서 호흡 다 하여 다 놓고 떠날 때 다음 정거장은, 다음 플랫폼은..... ---- 2018. 9. 1 [9:26 PM] 출처: text4soul.com
2018.09.02 -
우리의 프로그래머 회장
우리의 프로그래머 회장 구수한 외모에 구수한 말투 그의 직업 아이티(IT) 헨리회장 오랜동안 회계로 꼼꼼히 봉사하다 올해로 회장님 우뚝 스셨네 카톡으로 공지를 날리시는데 띄어쓰기 철자법 어긋난 문장 그 애교스런 구수한 버그(Bug) 그 실수가 그 분의 매력 투박한 사발에 막걸리 콸콸, 캬 ---- 2018. 7. 15 [11:39 PM] 이제 졸림 Text4Soul.com
2018.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