짭짤한 문학(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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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존재를 위한 존재
존재를 위한 존재 그저 있는 것은 존재가 아닙니다 설악산 꼭대기 흔들바위도 어느 등산객의 손에 흔들려야 비로소 존재하는 것 아무리 예쁜 꽃도 나비가 찾아와 주지 않고 봐 주는 이 없으면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인간이 그저 살다가 가는 것 또한 진정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걸 지켜보며 가슴 조이는 그 분의 애탐이 인간을 존재하게 하는 것입니다 ---- 모든 존재는 상호간에 연결되어 있고 서로 주고 받으며 소통을 합니다. 설악산 흔들바위의 무게는 등산객으로 하여금 그 묵직함을 드러내고 예쁜 꽃의 아름다움은 나비의 방문으로 그 향기를 발하고 말하고 생각하는 인간의 처절한 삶은 창조주의 손길로 피할 처소와 바른 길을 찾습니다 존재는 또 다른 존재를 필요로 합니다 궁극의 지존, 절대자도 존재이기에 이 세상이 필..
2020.02.21 -
[디카시] 새 똥은 새 기저귀에
As soon as a diaper was changed, the baby boy pooped. New wine into new wineskins; New poop onto new diaper ---- 기저귀를 갈자마자 아기 다니엘이 응가를 합니다. 기껏 갈았더니 바로 똥을 싸는 아기가 순간 밉다가 "새 술은 새 부대에" 라는 성경말씀이 떠 올라 "새 똥은 새 기저귀에"로 말씀을 적용하여 미운 감정을 녹여 버립니다. 미움이란 나의 감정에 고차원적인 말씀을 입혀 나의 감정을 다스립니다. ----
2020.02.09 -
[생활시조] 탕자의 비유 - 알레고리컬한 성서해석
탕자의 비유 아버지 품을 떠나 세상에 던져지고 육적인 삶에 매여 돼지와 함께 살다 이 세상 떠나는 영혼 하늘 잔치 새 생명 ---- 2020. 1. 29 캐나다 어느 한인 이민교회에서 목회 하시는 정성민 목사님의 설교를 듣고 그 내용을 시조에 담았습니다. 다소 도발적일 수도 있는 성서해석이지만 개인적으로 위와 같은 해석이 저에겐 좀 더 위로가 됩니다. 큰 아들은 아버지의 품을 떠나지 않은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은 영혼이고 작은 아들은 아버지로부터 유산(달란트)을 받아 이 세상에 소풍 온(천상병 시인의 말을 빌자면) 인류 각 개인일 수 있습니다. 아버지는 말합니다. "죽었다가 살아 돌아온 너의 동생이 아니냐." 그렇습니다. 이 세상 사는 것이, 하늘나라에서 볼 때 어쩌면 죽음일지도 모릅니다. 육적인 것에 ..
2020.01.30 -
[디카시] 아는 거라곤 고작
What I know is just that if I cry, you hold me in your breast and if I laugh, you like it so much. Okay, I will try to laugh more. Grin ---- 아기 다니엘은 자신이 울 때와 웃을 때 가족들의 반응을 보며 학습을 합니다. 울 때는 달래려고 안아 주고 웃으면 가족들도 좋아하는 그 표정을 보며 자신의 상태와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아마도 아기가 하루종일 사람이 아닌 스마트폰만 들여다 본다면 그러한 학습을 못하여 정신적으로 성숙해 지지 못할 것입니다.
2020.01.28 -
[생활시조] 떡볶이
떡볶이 새하얀 가래떡에 새빨간 고추장을 맵다가 달콤하니 묘한 맛 손이 가네 유난히 붉은 음식이 많은 민족 화끈한 ---- 2020. 1. 27 설날을 맞이하여 교회에서 윷놀이를 하고 집에 돌아와 간단하게 온가족이 떡볶이로 저녁을 대신한다. 조카 시카(8)가 맵다고 하면서도 계속 먹는다. 어머니는 매운맛에 자신 없으신지 국에 밥을 드셨다. 조카 제인(13)은 매워도 잘 먹는구나. 동생과 나는 두 말하면 잔소리. 떡볶이는 그 빨간 색깔로 미리 맛을 경고한다.
2020.01.27 -
냄새, 그 탁월한 선전
냄새, 그 전단지 점심이 다가오는 토요일 가게 일터 무심코 나가 보니 맛있는 냄새가 훅 옆 식당 굴뚝을 통해 살포되는 전단지 ---- 2020. 1. 25 우리 가게와 주차장을 공유하는 지중해 식당이 있다. 그 식당에 가끔 가서 먹어 보지만 그렇게 특별나게 맛있진 않다. 그러나 주차장에서 맡아지는 그 식당 굴뚝을 통해 나오는 냄새는 과연 기가 막히다. 그 기가 막힌 냄새는 행인들의 시장끼를 부추긴다. 그 냄새를 맡은 사람들이 뭔가에 홀린듯 그 식당 문을 열고 들어가는 모습이 상상 되어 진다. 그 굴뚝에서 나오는 기가 막힌 냄새는 어떠한 광고보다 탁월한 선전인 셈이다. ----
2020.01.26